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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제사를 마치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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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희권 작성일13-06-19 11:57 조회4,4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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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교수님.
저는 3학년 주간반의 천희권입니다.

제가 남들보다 조금 더 역사 쪽에 관심이 많아서 지난 2학기 동안 계속해서 로마법부터 서양법제사까지 청강하다가 드디어 이번 학기에 교수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종강을 하고 나니 제가 이번에도 정말 좋은 과목을 선택해서 들은 것 같아 정말 기쁘며, 이렇게 좋은 강의를 한 학기 동안 저희들을 위해 가르치시느라 수고 하신 교수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솔직히 제가 생각하기에도 현 법학 관련 학문에 있어 한국법제사, 그 중에서도 우리 전통 법문화와 관련된 분야의 연구가 너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법은 민족정신의 발현이다.”라는 1800년대에 살았던 사비니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법이란 것은 현재 살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고, 그들의 삶을 좀더 편리하고 안정적이며 윤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여 주는 것이 바로 법의 소명이기에, 따라서 그 속에는 그 사회의 구성원인  국민들의 사고나, 의식 등을 담아야 비로소 제대로 만들어진 법이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의 법은 이러한 국민의 의식 대신에 너무나 빨리 서양의 것만을 쫓아 앞으로 나가다 보니 이제는 과거의 우리의 모습은커녕 현재 살고 있는 우리의 의식조차 제대로 그 법에 담을 수 없는 그런 법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법의 존재를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제대로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보로 보는 사회 풍조 까지 만들게 됨으로인해, 전체적으로 사회가 法治가 아닌, 법을 아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법을 지키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그러한 법을 가진 것을 부끄러워하는 法恥의 국가로 점점 가고 있지는 않나 하는 걱정마져 되는 것이 현재 우리 법학의 현주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에 있어서 좀더 우리 국민 정서에 맞고,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법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 땅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의식이 반영되는 그런 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비교·연구의 선행이 뒤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즉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의 문제점을 찾아내서 고치듯이 법학에 있어서도 과거 우리 조상들의 훌륭한 법정신과 법생활을 통해서 현재 우리 법의 잘못된 점을 고치고 여기서 더나아가 좀더 훌륭한 법으로 다시 재창조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금 교수님께서 하시고 계신 전통 한국법 연구는 현시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우리 전통법 연구에 전념하고 계신 교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한 학기 동안 법에 관한 의식이 좀더 성숙한 것 같아 교수님께 한번더 감사드리며,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도 몸 건강히 잘 보내시어 다가오는 2001년도에도 언제나 그렇듯이 하고 계신 모든 일들이 뜻하신 대로 잘 이루어지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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