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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부흥위해 국가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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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수 작성일13-06-23 21:36 조회6,9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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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에서 수령으로 특채될 사람에게 대명률과 경국대전을, 역도승. 서제를 특별채용을 하는 경우에 경국대전을 강론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뿐 아니다. 통역사, 무과, 의과초시에서 공개 채용하는 잡과에서도 경국대전을 펼쳐놓고 해설하고 논리적으로 강의하는 시험과목이었던 셈이다.

모든 일반직고급공무원 공개채용시험에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최고법인 경국대전이라는 헌법전을 강의하는 강론시험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선사회가 법치주의 국가의 틀을 갖추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행정공무원 채용시험에서 법과목이 몇 개나 들어 있으며,그 내용이 7만 5천여종의 법령을 만지는 전문가로서 법과목에 상당한 지식을 갖춘 사람은 드문 실정이다. 조선조의 공무원공채시험에서 경국대전을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시험보는 경우와 지금의 실정과 비교해 보면 국민들의 편익을 위해 법치행정을 어느 시대가 앞서있는 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조선조의 법률직 공무원 공채시험에서는 3과목은 변하지 않고 400여년간 시험과목으로 존속했다. 그것은 바로 경국대전, 직해 대명률, 무원록의 3가지이다.

경국대전은 종합적인 기본헌법전이며 대명률은 경국대전의 형전의 보충법전으로서 경국대전과 같은 권위를 인정받는다. 그리고 원통하고 억울한 죽음을 방지하여 인명을 소중히하는 인권보장정신에서 무원록을 공부하게 한다. 무원록은 오늘날의 법의학과 같은 맥락으로 살인사건을 3번 까지 시체검안을 하여 인권을 보호하고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법전이자 시체검안절차이자 이론법서이다.









# 영상·출판물 통해 현재와 보폭 좁혀



고어와 한자 등 언어의 벽에 가로막혀 생경했던 과거가 현재의 삶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고 있다. 최근 몇년 새 부쩍 보폭을 넓히면서 말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역사 풍물 예술 지리 등 우리 문화원형 자료를 집대성한다는 포부 아래 문화원형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2002~2006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산조,전통건축,복식,놀이 등 62개 과제를 지원했고 검안 보고서는 이들 중 하나였을 뿐이다.

진흥원이 과거 문화원형에 주목하는 것처럼 영화와 TV 역시 과거의 삶을 열심히 화면에 불러들이고 있다.

관심 밖이던 궁중 수라간과 전통음식,또 궁녀들의 삶을 화면으로 끌어들인 '대장금'이 최고인기 드라마로 자리잡는 동안 극장가에선 신라와 백제의 마지막 전투를 재구성한 '황산벌',조선 후기의 풍속을 재현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가 관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화면 속에서 과거는 재현되고 재구성되면서 현재와 만났다. '황산벌'은 삼국과 당나라,그리고 전투를 통해 남북한과 미국의 관계,그리고 전쟁의 허망함을 이야기했고 '스캔들…'은 세련된 우리 복식 등을 관객들에게 재인식시켰다. 열기는 장길산,이순신 등을 앞세운 TV드라마 제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옛사람들의 사상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달라진 풍경. 고전이라면 으레 논어 맹자를 떠올리던 사람들은 정도전부터 동학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사상사를 훑는 도올 김용옥의 TV특강 '우리는 누구인가'에 열광했다. 부산MBC가 그 시간에 지역 자체프로그램을 편성했다가 시청자들의 반발에 부닥친 것이 단적인 예.



과거 사상과 생활에 대한 관심은 출판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한국학의 고전인 일연의 '삼국유사'와 조선 서민층의 일상에 주목한 강명관 부산대 교수의 '조선의 뒷골목 풍경'이 연이어 인문학서의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과거 선비들의 학문적 열정을 다룬 정민 한양대 교수의 '미쳐야 미친다',조선 후기 고착화된 가부장제의 열녀 만들기 과정을 밝힌 정창권 고려대 강사의 '향랑,산유화로 지다' 등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독자들은 국문학자 고미숙이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재해석한 '열하일기-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통해 고전과,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통해 우리 전통미학과,'퇴계와 고봉,편지를 쓰다'를 통해 사단칠정논쟁과 각각 만나는 등 역사와 문학,예술을 담아낸 한국학 저서들에 주목하고 있다.

# 미시사 연구·탈식민적 글쓰기의 힘

김용옥 교수는 특강 머리말에서 '산발적이고 지엽적이나,많은 기초적 학문업적이 축적됐고 21세기 들어 우리의 진정한 주체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 등이 마련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학의 열기 뒤엔 그의 말대로 정권 홍보 차원에서 한국학을 부흥시켰던 70년대,민족주의와 민족문화를 기치로 사회를 개혁하려던 80년대를 거쳐 형성된 학문적 인프라,즉 폭넓은 연구자층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출판계의 스타필자로 주목받는 강명관,정민,고미숙,허경진 등이 그 주인공들. 이들 연구자는 학계의 화두인 탈식민적 글쓰기를 실천하며 언어의 벽에 가로막힌 과거를 우리 곁에 불러다 앉혔다.

90년대 들어 미시사와 생활사로 영역을 넓힌 사학계의 행보 역시 과거와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됐다. '정치사 중심의 서술체계를 고집해 왔던 한국사는 아날파의 영향과 역사학 대중화에 대한 고민을 거쳐 생활사로 관심의 폭을 넓혔다. 이는 미시담론이 영향력을 확보한 포스트모던 시대로 돌입한 오늘의 한국 사회와 조응한다'는 게 출판평론가 이면우씨의 분석('한국학 이끄는 한국 출판의 삼두마차' 중에서).

강명관 교수는 '한층 높아진 대중들의 지적수준과 문화 욕구는 서양에 대한 식상함,고정적인 시각의 거대담론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왔다. 감식안을 지닌 고급 교양층들의 관심은 다양하게 조명되는 우리 역사와 문화로 옮아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학문 간의 가로지르기 역시 한국학의 지평을 넓히는 힘이 되고 있다. 文思哲을 포괄하는 한국학은 서구의 분과학문의 틀 속에선 해결되지 않는 것들. 이 벽을 과감히 넘은 연구자들은 문학과 역사(조선의 뒷골목 풍경),문학과 예술과 조류학(한시 속의 새,그림속의 새),문학과 철학(열하일기) 등을 결합한 학제적 연구와 글쓰기를 통해 현재의 독자와 즐겁게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꿈꾸기엔 아직 이르다. 인문학계가 처해 있는 현실은 열악하기만 하다.

강명관 교수는 '실록,문집,서간문 등 번역되지 않은 자료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이를 번역한다는 것은 큰 바다에서 좁쌀 건져올리는 작업이다. 그런데 하겠다는 사람이 없다. 인문학을 계속 공부하더라도 학교에 남기 어려운 상황,번역만으로 호구지책이 되지 않는 현실은 학문의 후속세대를 기대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전통법을 연구하는 동국대학교 법학과 김재문 교수는 ' 국가적으로 이뤄지는 전통 문화의 계승 발전은 문학과 예술 방면에 치우친 경향이 있는데, 전통 문화는 오랫동안 우리 조상들이 이 땅위에서 살다간 온갖 정신적인 자세와 물질적인 발 자취를 통틀어서 다 말하는 것이다.

오늘의 우리는 조상들의 온갖 믿음과 깊은 생각들을 잘 알아야 하고, 참다운 인간이 되고자 했던 도덕과 법을 통해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했던 법문화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한국학의 명맥이 끊이지 않으려면 번역과 연구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기관과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것. 한해 30명의 대학 졸업생 중 적어도 5명은 다시 연구자로 흡수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학계의 바람이다.

또 개인적 차원에서 시도되고 있는 학문의 가로지르기가 학계 전체로 번질 때 한국학이 현재사회와 한층 더 역동적으로 대화할 수 있으리라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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