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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지법도 고쳐야 - 생원 김영순의 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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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법정치학연구회 작성일13-06-21 12:20 조회6,3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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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 002 02/01/12(병술) / 성균관 생원 김영순 등이 사찰 건립 반대 상소를 올리자 불허하다

성균관 생원 김영순(金永純) 등이 상소하였는데,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신 등은 지난번 국가의 문교가 크게 훼상(毁傷)되고 학교가 퇴폐하자 산야(山野)에 물러나 살면서 이 세상에 다시 뜻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다행히도 성조(聖朝)께서 전일의 쇠잔하고 오예(汚穢)한 정사를 개혁, 일대의 문명 교화를 새롭게 하며, 남녀 승도의 도성 출입 금령을 엄히 하고 사찰을 회복하지 말라는 전교를 반포하심을 보게 되었습니다. 신 등은 마음 속으로 기뻐하고 다행스러워하며 손가락으로 갓의 먼지를 털면서 스스로 경하하고서 근궁(芹宮)으로 모여들어 장차 요순(堯舜) 시대의 일월을 보려니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지금 도성 안 사찰을 다시 세운다는 전교를 들으니 실망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생각하면, 불도는 부자간의 친함도 없고 군신간의 의리도 없으며, 단지 인연(因緣)과 화복(禍福)에 관한 말만을 가지고 세상을 미혹하고 백성을 속일 뿐이니, 치도(治道)에 해됨이 큰 것입니다. 한 명제(漢明帝) 이후로 불도를 좋아하던 인군으로서 나라를 망치고 집을 패하지 않은 자가 없었습니다. 그 중에도 초왕(楚王) 영(英)과 양 무제(梁武帝)의 일 은 거울이 될 만합니다. 신은 듣자오니, 왕의 명령은 나가면 행할 뿐 돌이키는 법이 없다 하는데, 어찌하여 전일의 ‘회복하지 말라.’는 전교를 내리자마자 갑자기 돌이키십니까? 설령 사찰이 아직 그대로 있다 해도 큰 일을 할 임금이라면 마땅히 먼저 제거하여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지금은 사찰이 이미 폐하여 뿌리가 끊어지려 하고 사설(邪說)은 벌써 침식되어 우리 도가 거의 일어나게 되었는데, 새 정사를 펴는 마당에 폐해버린 절을 세우고 사라져 버릴 사설을 회복한다면, 삼강(三綱)이 이로부터 무너지고 왕도는 이로부터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만일, ‘자전의 전지이니 쫓지 않을 수 없고, 조종(祖宗)의 유교(遺敎)이니 쫓지 않을 수 없다.’ 하신다면, 신 등의 의혹은 더욱 심합니다.
자전의 전지가 전하를 불의로 인도하더라도 전하께서 받들어 순종하는 마음으로 굽혀 따르시겠습니까? 그리고 조종지법(祖宗之法) 가운데 법받지 못할 것이 있어도 구차스럽게 따르며 고치지 않으시겠습니까? 신 등은 들으니, ‘끝 마침을 잘 하고자 하면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愼終于始]고 합니다. 또 들으니, ‘지금 내가 처음으로 정사(政事)를 시작하는 것을 보면 안다.’[知今我初服]고도 합니다. 처음부터 조심해도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는 수가 있는데, 하물며 처음부터 조심하지 않는 경우이겠습니까? 전하께서는 예감(睿鑑)으로 결단하소서.”
세 번 상소하였으나, 윤허하지 않았다.


【원전】 14 집 111 면

【분류】 *정론-간쟁(諫諍) / *사법-법제(法制) / *사상-불교(佛敎) / *건설-건축(建築) / *교육-인문교육(人文敎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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