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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학기:안녕하세요 교수님! 법제사 소감문입니다.(법과대학 법학과 정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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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재민 작성일13-06-29 08:10 조회2,7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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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 사람;LH꿈을펴라 
▼보낸 날짜2012년 12월 16일(일) 오전 09:31 KST
제목;안녕하세요 교수님! 법제사 소감문입니다.(2009110637 법과대학 법학과 정재민)
첨부파일  법제사 강의소감문[법학과 정재민 2009110637].hwp (48.3KB)
 ※ 메일로 바로 보내고, 파일도 첨부했습니다.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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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소감문

 안녕하세요 교수님!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이번 학기에 교수님께 한국 법제사 수업을 듣게 된 법과대학 법학과 2학년 정재민 이라고 합니다.

민법총칙에서부터 물권법총론, 한국법제사에 이르기까지 교수님과는 3학기 동안이나 함께했네요.


민법총칙때부터 왠지 타 전공과목들과는 다르게 경국대전을 활용하여 수업을 하시는 걸 보고 처음에는 의아해 했습니다. 저 역시 요즘 사회에 낳은 획일화된 법학도에 불과했었으니까요.

조문도 많고, 외워야 할, 활용해야 할 판례도 많은데 왜 조선 역사까지 배워야 하는 걸까...

하지만, 한 학기를 수강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저는 우리 선조들의 역사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법 공부 한답시고, 독일/영미법을 수강하고 있다는 것을요... 한편으론 부끄럽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좀 더 깊이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계속 강의과정에 맞춰 교수님 수업을 듣게 된 것 같습니다.


조선왕조 시대의 법을 대표하는 경국대전만 보더라도, 그 당시에 오늘 날만큼은 아니지만 인권보장과

 평등사상, 복지주의 정신이 들어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법에 있어서는 다른 선진

 국에 자랑할 만한 법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감히, 현 사회의 지도자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백성을 하늘로 받드는 임금 그리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법,

이익보다는 정의를 택하는 청백리들을 모두 갖춘 세상 아니, 국가는 현실에 쉽게 존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바로 그 존재하기 어렵다는 이상국가가 우리의 역사 조선이라는게 너무 놀랍기

 그지 없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입법이론을 공부하게 되면서 더 많은걸 느꼈습니다.

신법을 만드는 것은 기존법보다 10배가 이롭지 않으면, 그대로 쓰는 것만 못하다... 법을 만들 때에는

 세밀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법이 복잡할수록 폐단이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법이란 백성에게

 편리해야 하고, 만세에 폐단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선조들의 입법정신을 통해 바라본다면 현 국회의

 날치기식 통과는 가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법이 흔들리면 나라의 기강이 흔들린다는데,

우리 사회가 잘못된 법으로 인해 입을 피해는 얼마나 어마어마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아마, 조선왕조의 입법이론은 가끔은 신중하지 못하고, 기득권 유지나 유권자의 표를 위한, 임기응변을

 위한 입법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 시대 속에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강한 경고일 것 같습니다.


따라서 21세기에 직면한 우리나라가 더욱 경쟁력 있는 법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외국법이론과 정신에

 매료된 밖으로 치우친 연구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법제사는 현 사회와 사법제도와는

 동 떨어진 학문이 아니며, 우리의 역사 속에서 훌륭한 조상들로부터 만들어진 지혜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법제사를 모르고 있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조선시대에 백성들을 어떠한 법적 구제도 받지

 못하는 불쌍한 자들로 기억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문화된 법령을 대입하는 논리적인 법해석만이 경쟁

 력있는 법문화를 가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우리 것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의 공직자들 역시도 선현들의 법조인·공직자 윤리정신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기회를

 갖게 된다면 좀 더 민주적이고 바람직한 사법제도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조상들이 법을

 편찬한 그 취지가 빛을 발할 것임은 분명합니다.


이번 학기 한국법제사를 수강하면서 느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우리의 것을 먼저 소중히 하지 못하고, 외국법에 연연한 제 그릇된 고정관념이 1차적인 원인이겠으나, 2차적인 원인은 사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 사회에서 한국법제사를 교과목으로 가르치는 학교는 몇 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중, 고등학교 때 배우는 역사는 단순히 태종 임금이 무엇을 했고, 호패 제도가 무엇인지의 정도

 이지 조선왕조의 법치주의 국가로서의 면모가 어땠는지를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사법고시에서 시험과목화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는 결국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가 이렇게

 중요한 학문을 접할 기회조차 없다는 걸 의미합니다. 어쩌면 이들은 조선시대를 신분제도에 입각한

 잘못된, 기억하기 싫은 역사로 여긴 채 살아가겠지요.


그런데 그 우려를 진작부터 하고, 이를 위해 삶을 바치신 분이 계시더라구요. 바로 교수님이시죠.

저는 사실 놀랐습니다. 반평생을 한국법제사라는 중요한 연구에 바치셨는데, 국가에서 지원받은 금액이

2000만원도 채 안된다니요... 국가에서 장려해줘도 워낙에 오래된 문헌들이라 많은 시간과, 돈이 들텐데

 국가에서 이렇게 무관심하다면, 어떻게 우리가 조선왕조의 역사를 바로 알 수 있을까요.

힘든 여건 속에서, 빚까지 지시면서까지 우리의 역사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바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신 교수님이야 말로 이 시대가 진정 필요로 하는 청백리라고 생각합니다.


12주차 때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나네요. 아무도 나서지 않고, 투자도 열악한 분야라 힘들었지만 정년퇴임을 한 채, 유유히 삶을 보내는 조선시대의 영의정들을 보고 힘을 얻으셨다는 말씀이요.

언제까지 교수님이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하실 지에 관하여는 제가 감히 판단할 부분은 아니지만, 이거 하나 만큼은 확실합니다. 훗날 교수님이 후임자에게 이 연구를 물려주시고, 자리에서 물러나실

 때쯤에는 영의정 이상의 환대를 받으실 거 라는걸요. 우수도서로 선정된 교수님의 책들이 한국법제사를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국한되지 않고, 멀리 퍼져나가 수많은 교육자들과 학생들이 보고 느꼈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춘향전에서 춘향이가 변사또의 수청명령을 어기자 목에 칼을 찬 채 옥살이를

 하게 된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되었던 영상이 기억이 납니다. 그때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죠.

숙종의 ‘숙대전’이였다면 가능하겠으나, 정조 때에는 처벌조차 비인권적인 부분을 다 없앴기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저는 그때 상당한 센세이션을 느꼈습니다. 역시 사람은 많이 알고, 바로 알아야만 진정한

 역사의 가치를 알 수 있구나 라는 것을요...


교수님 수업의 가치와는 반비례하게 이번 학기 지각하는 학생들도 많고, 심지어는 결석하는 학생들,

출석체크를 하는 학생들도 비일비재하게 많았던 것 같습니다. 반 평생을 저희 같은 법학도들을 옳은 길로

 인도하기 위해 이 과목에 받치신 교수님의 깊은 뜻을 안다면 이럴 수 없을텐데 말이죠.

하지만, 어찌되었던 간에 교수님의 이러한 열정이 평소 역사에 무관심한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을 거라고 기대해 봅니다. 적어도 사회에 나가서, 누가 조선시대의 선조들을 비판한다면, 나서서

“조선시대 만큼 백성을 위하는 법치국가도 없었다.” 라고 한 마디 정도는 할 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민법총칙부터 한국법제사에 이르기까지, 항상 교수님의 수업은 끝날 때쯤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정말 남는게 많은 수업인 것 같아요. 교수님이 일생을 받쳐오신 그 노력이 비로소 저희 학생들에

 게 전해지면서 빛을 발하시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졸업하는 그날 까지 교수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진다면 끝까지 함께할 생각입니다.

요번 겨울 되게 추운 거 같습니다. 항상 건강 조심하시고, 다음 학기에도 저희같이 우매한 법학도들을

 바른 길로 인도할 좋은 강의 많이 해주세요.

marry christmas, happy new year 하시구요,

한학기 동안 감사했습니다.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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