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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제사 수업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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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나영 작성일13-06-19 11:58 조회2,3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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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제사 수업을 듣고...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법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곽나영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교수님의 "한국법제사"라는 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한국법제사라는 수업을 듣기 전에는 막연히 우리의 선조들도 법을 가지고 생활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왕이라는 존재가 있는 왕권중심 사회였기 때문에 철처한 법치국가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왕이라는 사람이 자기 마음 내키는데로 법을 만들고 공보하고 시행하고...

하지만 1학기 동안의 교수님 강의를 모두 듣고난 지금 저는 저의 그런 생각이 얼마나 틀린 생각이었는지를 알게되었습니다.

특히 조선왕조에 대하여 저의 편견은 말 그대로 편견일 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현대사회보다 더욱 더 법을 존중하고 법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신중했으며, 제일 먼저 백성을 생각하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사형에까지 처하는, 아주 엄격하게 처벌하였고 법을 잘 지키는 사람에게는 상을 주었습니다. 때문에 법을 어기려는 사람보다 법을 지키고 준수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지금보다 훨씬 사람 살기 좋은 그런 시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우리는 법의 종류와 그 수만 많을 뿐 그 법을 존중하고 지키는 사람이 우리의 선조들의 반에 반도 못따라가는 것만 같습니다. 또한 법을 잘 지키는 사람에게 상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그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고 법을 지키지 않고 요리 조리 빠져나가는 그런 인간들은 오히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떵떵거리며 잘 사는 이상한 현상이 생겨났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엉터리 법을 만들어 놓고도 그 법률이 사회에 부적합하고 그 폐해가 심한 경우에 그저 "고치면 되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법을 만들기만 합니다. 법을 공부하는 저도 대체 어떤 법이 얼만큼 있는지... 그 내용이 어떤것인지를 잘 모름니다. 그런데 하물며 법을 공부하지 않은 정말 선량하게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일반 시민들이 그 법을 모두 알고 있을까요?
그들이 잘못된 법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법을 제정할 때에 좀더 신중하게 생각했더라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또는 이미 만들어진 법을 잘 지켰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들이 너무나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조건 선진국의 법이면, 선진국에서 잘 지켜지고 있다는 법이면 무조건 수입하여 우리의 법으로 만듭니다. 하지만 그법은 우리나라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또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지 않는 법들이 많습니다. 결국 그 법들은 쓸모 없는 법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법을 만들고 백성을 위한 진정한 법률을 만들었는지를 생각하지 않고, 우리의 법을 계승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계승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정말로 좋은 전통적인 법이 있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습니다.

저 또한 모르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정말 훌륭한 법이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의 선조들이 백성들을 위해 얼마나 좋은 법을 만들고 또 그 법을 준수하고 지키지 않는 사람은 엄하게 처법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진정한 법치국가였음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조금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얼마나 바른 법을 만들고 사용했었는지... 제가 교수님의 "한국법제사"라는 과목을 수강하지 않았었다면 지금도 모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서양의 선진국에서 우리 정서에도 맞지 않는 법을 좋은 법이라 여기고 수입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그들보다 좋은 법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테니까요.

이러한 저희들의 무지를 일깨워주신 교수님의 가르침에 감사를 드립니다.
소위 사법시험의 과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법의 역사를 공부하지 않아 우리의 전통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무지를 깨우쳐 주시고 우리의 전통법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인지를 가르쳐 주신 분이 바로 교수님이십니다.

지금까지 교수님께서 우리의 전통법을 연구하시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교수님의 이러한 업적을 모든 법학도들이 알게 될 것입니다. 법학도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우리법을 소중히하고 가치있게 생각하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 학기 동안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지만 그 가르침은 저의 평생동안 가슴 깊이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더욱 더 건강하시고 좋은 연구 많이 하시길 기원 합니다.
교수님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2000. 12. 18 
곽나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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