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사법사상.재판이론;명판관(2)-공명.진실.원통함이 없고.송사처결이 통쾌함

21세기 한국법문화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한
한국전통법문화의 강좌
한국전통법의 정신과 법체계(29)
-사법사상.재판이론;명판관(2)-공명.진실.원통함이 없고.송사처결이 통쾌함.
동국대학교경 주캠퍼스 법정대 법학과 교수 김  재  문                             
          (http://wwwk.dongguk.ac.kr/~kjm)

一)서설
이번 호에서도 앞호에 계속해서 공정하고 진실한 재판과 원통함이 없는 재판을 한 형조판서 정진 선생과 대사헌과 형조판서를 지낸 권준 선생의 처결(處決결정하여 조치하는 것)함이 매우 마땅하니 송사(訟事)하는 사람이 통쾌하다고 일컬었다는 조선왕조 초기의 두분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특히 이 두분중에 한 분은 법관이나 공직자로서 잘못이 있으면 스스로 임금에게 자신의 사직을 강하게 건의하여 더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여야 한다고 몇번이고 건의를 한다.또한 임금앞에서도 법령의 해석과 집행에 있어서  추호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임금의 잘못을 추상같이 지적하고,

그 건의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슴치 않고 사직서를 계속 제출한다.오늘날은 우리들에게는 임기가 정해져 있고 신분보장이 되어 있으므로,부당한 파면이 있을 수가 없겠지만...500여년이 넘은 그 시대에 살던  우리 선현들은 감투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든지 물러갈 자세로 공무에 임하는 정신은 오늘의 우리들에게 무슨 의미를 던져주는 것일른지...

二)형조 판서 정진(鄭津);살인사건의 명판결.


공무에 임해서는 서울이나 지방근무나 밤낮으로 정성을 다하고 항소심(상고심)의 재판장으로 재판을 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원통함이 없도록 재판을 하여 거의 모범이 되었다고 한다.

500여년이 지난 오늘날도 우리는 가장 과학적인 장비나 기술이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인권존중사상으로 재판을 하고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해 엄격한 증거재판을 한다.그러나 가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법조인을 믿어야 하느냐 마느냐 아니면 국민들의 일부는 법조인의 일부를 불신한다는 것 같은 기사를 접할때에는 정진 선생의 정신이 생각난다.

이렇듯 정진선생은 임금에게 보고를 하여 비록 그당시의 신분에서 볼 때 비록 미천한 집에서 태어나 아무 교양의 바탕도 없는 집의 딸이라도 , 그 어미가 아비에게 버림 당한 것을 보고 그 몸을 아끼지 아니하고 그 병을 고친 것을 보고, 이는 <옛날 유명한 효녀> 조아(曹娥)․ 노고(魯姑)와 같은 것으로, 마땅히 장려하여 풍속을 두텁게 해야 한다“며 건의를 하였다.

이리하여 세종임금이 명령을 내려 충신․효자․열녀 등을 그 의 집 문이나 마을에 정문(旌門)을 세워 표창(門閭旌表)하고, 그 집의 부역을 영구히 면제시키게 한 정신을 보면,공직에서 법적으로 실수를 한 사람의 재판을 철저하게 조사하여 원통함이 없도록 함과 동시에,일상생활에서도 아름다운 희생정신을 가진 도덕성이 높은 행동을 장려하여 범법행위를 사전에 감소시킬려는 교육적인 사상도 겸비한 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법은 처벌이 능사가 아닐 것이다.미리 미리 교육을 통해 훌륭한 행위에 대한 포상과 장려를 통해서 범죄를 미리 감소시키는 지혜도 갖추고 있었다고 볼수 있지 않는지...

동전사용에 관한 법에 대해서 국민들이 다 싫어하므로 고치자고 건의를 한다.이것은 민의에 의한 법개정을 건의하는 민주적인 입법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국민의 싫어해도 시행할 만한 것이므로 법을 폐지하지 못하겠다는 세종임금의 법이론이 대립됨을 엿볼 수 있다.

오늘날에도 만약 국민들이 다 싫어하는 법을 고치자고 해도 고치지 않는 경우에 과연 민주적이라 할 수 있을른지...

그리하여 인정과 천하고금의 공통된 의리와 한나라의 고사를 본받아,본인에게는 죄가 없으나 자식의 잘못으로 연좌죄로 천한 노비대장에 올라있는 임금의 아내의 어머니 안씨가 여자 종이 된 것과 그 자녀들을 천한 노비대장안에서 이름을 삭제시켜 주었다.

오늘날 가끔 우리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인정이라는 것이, 서로 아는 사람들끼리 자신들의 편익을 위해 서로 잘못을 눈감아주고 감싸주고, 부정을 같이 저지러는, 지연 학연 혈연있는 동아리 사람들끼리의 주고받는 인간미를 의미하겠지만,

조선왕조의 인정이란 사람의 타고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본성,심성.인간성을 의미한다.이 인정을 바탕으로 법을 만들고 고치고 적용함이 천하 고금의 공통된 정의라는 의미가 아닌지...

공직자라면 오늘날도 人情의 의미를 이렇게 활용해서 공무에 임해야 할 것이 아닐른지...

三)지중추원사 권준(權蹲):처결함이 매우 마땅- 송사(訟事)하는 사람이 통쾌하게 여김.
권준 선생은 대사헌 형조판서등을 지내면서 법관으로서 직무를 합리적이고 통쾌하게 집행한 분으로 실록에서는 기록하고 있다.

실록기사를 보면 권준선생은 공무에 임해서 판단이 정확하고,2심.3심의 재판관이나 재판장이 되어서는 재판업무를 처리함이 마땅(합리적)하여 백성들끼리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권준선생이 판결을 내리면 백성들은 통쾌하다고 소문이 나있는 명재판관임을 알 수 있다.

세종 16년부터 같은 공직자를 처벌하기 위한 재판을 함에 있어서 피의자로부터 항의를 받고, 의심을 받자, 공정한 재판을 위해 임금에게 회피신청을 하거나.법해석이나 재판에 있어서 실수를 하거나 공신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경우에 훈장을 받기를 사양하거나,사간원이나 사헌부등 사법부의 공무원의 신분인 법관등의 직책을 사임하기를 간곡하고 지속적으로 건의한다.

신 등이 어찌 외람되게 처해 있어서 헌법과 법률(憲綱)에 누(累)를 끼치겠나이까. 엎드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굽어 간원의 청을 따르시와 신 등의 직임을 파(罷)하시면 공평하고 바른 도리(公道)에 매우 다행하겠나이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이러한 사소한 일로써 어찌 고사(固辭)를 번거롭게 함이 이에 이르렀는가. 그대들은 속히 직임에 나아오라.󰡓 하였다..


그러나 계속해서 잘못 재판한 실수로 그 자리에 있다는 것는 뻔뻔스러운 얼굴이며,자신이 곧지 못하면서 남을 판단하는 법관(법조인)의 자세는 스스로가 부끄럽고 마음이 항상 불안하먀,이런 사람이 어찌 스스로 남을 탄핵(재판.처벌)할 수 있겠읍니까...헌법과 법률에 누를 끼치므로 저를 파면해 주시면 공평하고 바른 도리에 매우 다행하겠다고 건의를 한다.

)함부로 앉아 조정의 기강을 욕되게 할 수 없으니... 신 등의 직사(職事)를 파하도록 명하시어 풍헌의 체통을 보전하소서.

법관(법조인)으로 만약에 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직책을 맡게 되면, 신 등의 어리석고 미욱함으로 인하여 국가의 교육이나 정치의 힘으로 세상의 풍습을 잘 변화시킬 수가 없음은 물론이며, 헌법이나 법령의 목적을 훼손하게 되어 ,저의 죄가 더욱 심하게 될 것이니, 엎드려 바라건대, 신 등의 직책을 파면하소서.󰡓 지은 죄를 형법조문(律)에 비하여 무겁게 다스린 실수를 저질러서 집에서 견책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임금께서 너그럽게 용서하시어 직임에 나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교육과 사회변화와 헌법을 수호하며,범죄를 따져 묻고 자세히 밝히는 임무를 맡은 사람 스스로가 죄가 있는 몸으로서 그 자리에 함부로 앉아 조정의 기강을 욕되게 할 수 없읍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신 등의 직책을 파하도록 명하시어 풍헌의 체통을 보전하소서.󰡓 법관(법조인)의 임무는 모든 관료(官僚관리나 공무원)를 규찰하는 것인데, 당자가 죄를 범하고 뻔뻔스럽게 직사에 나아가서 조정을 욕되게 할 수는 없으니,

엎드려 빌건대, 어질고 덕 있는 사람을 선택하여 신 등을 대신하게 하소서.󰡓라며 계속해서 법조인(법관)으로서 스스로 잘못 재판을 하거나 형벌을 적용한 잘못에 대해 최고 임명권자인 임금의 계속된 사표반려의 명령에 대해서 오직 나라와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게 해 달라고 간청을 한다.

자신보다 더 깨끗하고 유능한 민주적인 인격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여 법조인(법관)에 앉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단 한 번도 아니고 지속적인 의지적인 행위로 밖에 볼 수 없지 않는지...

오늘날 우리들의 사법제도에는 법관이 법해석을 잘못하더라도,잘못 재판을 했더라도,특별히 법규정에 의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한, 이토록 자신의 직책을 파면해 달라고 스스로 대법원장이나 대통령에게 수차례 지속적으로 건의를 하는 법조인은 드물것이다...아니 거의 없을 것이다.

옛날 어른들은 바보라서 그런건지...오늘의 우리들은 영리하고 현명해서 그런건지...어느 행동이 더 국민을 백성을 나라를 공동체를 더 사랑하고 아끼고 공무를.공익을 소중히 하는 정신일른지...

계속해서 대사헌으로서 임금에게 건의한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스스로 편견을 가지고 임금의 위엄을 침해하여 그죄를 용서 받았으나 감사원장이자 행정법원장의 직책에 앉은 사람의 스스로 죄를 범하고 남을 탄핵한다는 것은 뻔뻔스럼고 나라를 욕되게 하므로 어질고 덕이 있는 사람을 대신 선택해 달라고 또 간청을 올린다.

이처럼 권준 선생은 자신이 깨끗하고 실수가 없어야 남을 평가하고 처벌하는 법조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그리고 직책에 감투에 연연하지 않는다.조선왕조에서는 법조인의 직책을 떠나면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권준 선생은 세조임금에게 호조판서로서, “청컨대 법대로 조처하소서”라며,법에 의한 형벌을 주장한다.

그리고 단종임금에게는 대사헌으로서 “법령이란 임금이 백성과 더불어 함께 지키는 것이며,국정의 기강을 세우는 것이므로, 법이 한 번 흔들리면 기강이 무너지고 국정이 문란하여 집니다. 장관이 어찌 어길 수 있으며,임금이 어찌 사사로이 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형법전인 대명률(大明律)이나.경제육전등록(經濟六典謄錄)등에 규정된 법대로 처벌하지 아니하고,나약하고 사사로운 인정에 이끌리어 법대로 처벌하지 아니하면, 결국 천하 만세(天下萬世)의 제왕(帝王)의 대법[大防]을 무너뜨리시니 매우 불가합니다“.라고 임금들에게 강력하게 거침없이 건의하고 있다. 또한 법의 적용이나 형벌적용등을 법규정대로 준법정신으로, 법적안정성을 강조하여 나라 국정을 운영하는 법대로의 법치주의를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있다.

만약 500여년이 지난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도 대통령이나 권력자들이나 장관들이 법을 어길 수가 있다고 생각하거나.법을 권력자의 자의로 해석하거나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권준 선생은 뭐라고 하실른지...오늘의 우리들이 대단한 민주주의 법치주의국가를 가지고 나라살림살이를 잘 한다고 하실른지...



四)여론

이상과 같이 조선왕조의 법조인중에 형조판서를 지낸 정진 선생이나 권준선생을 통해서 우리는 오늘날의 우리들과는 다른 면을 가지고 계신 법조인임을 엿볼 수 있었다.

날로 달로 세상이 변하므로, 공직자들이 공익과 사익을 구별하며,공익을 존중하고 ,법을 잘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자신이 맡은 그 직책에서 국제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우리 공동체의 갈길은 과연 어디겠는지...

만약 어느 공동체의 공직자들이 감투만 눌러 쓰고,봉급만 받는 안정된 직업으로만 생각하거나. 돈만 챙기는 자리가 좋은 자리로만 생각하거나, 권력자들의 눈치만 보거나,자신이 몸담은 공동체의 미래는 뒷전에 두고,역할을 잘못 한다고 신문이나 방송에서 의문과 의혹과 불신과 실수들을 계속 지적을 해도,선듯  책임을 질려는 사람은 드물고, 내 자리는 철밥통이라면서,얼굴 두꺼운 모습이나 행동을 하는 실만스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민주주의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의 느끼는 주인의식은 어느정도나 될른지...

우리나라도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만큼 겪었기에 좀더 낳은 희망찬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공직자라면 당연히 우리들 스스로 맡은 직책에서 국제경쟁력이 셈솟을 정도로 정성을 다해서 국민들을 위해 이웃을 위해 살아야 하지 않겠는지...
돈만 많으면 부자고, 성공하고, 잘먹고, 잘 살고, 남은, 이웃은 아랑곳 없는 사회,계층간의 불신이 깊은 사회,희망이 적은 사회가 과연 우리가 바라는 자유민주복지의 국제경쟁력을 갖춘 찬란한 문화민족의 후예들이 나갈 길은 아닐 것이다.

저 수 백년전에 전기도 없고,자동차도 없고,심지어는 전화도 없고,핸드폰도 컴퓨터도 없고,물질적으로 풍족하지 못하던 시대의 우리 조상들의 삶속에서도 사람답게,양심과 예의를 알며,분수를 알며,이웃을 알며,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면서,백성을 존중하며,자신이 맡은 일에 정성을 다해 책임감이 강한 인간답게 살아왔던 전통을 지니고 있었다.

조선왕조의 몇분의 조상들의 삶의 발자취를 살펴보고,오늘의, 우리들이 가진 , 돈이면 최고라는 돈 병에 걸린생각들,권력만능주의로 권력쟁취병에 걸린,감투라면 쓰는 사람이 임자며,역할이나 국제경쟁력은 아랑곳 없이 자신의 밥줄인 것 만으로 만족하는 못난 우리들의 모습들을 조금이라도 밝고 맑고 향기롭게 고칠 수 있다면...정진선생과 권준선생께서도 지하에서 미소를 지으실 것이 아닐른지...